길동무로 오픈AI의 WebMCP 챌린지에 참가했습니다

길동무의 주력 제품은 iOS 앱이지만, 웹앱도 있습니다. 저는 출장을 가기 전 경로와 소요 시간을 확인하거나 모임 장소를 찾아볼 때 종종 사용하는데 꽤나 유용합니다. 일단 화면 구성이 iOS 앱보다도 단순하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가 있지요~

아직 아이폰에 길동무를 다운로드하지 않았거나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 웹앱으로 길동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국내 여행을 계획할 때 유용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상세한 장소 및 길찾기 정보와 더불어 지하철 역사 편의시설, 횡단보도 음향신호기 같은 장애인 접근성 정보를 1급 정보로 제공하는 건 길동무만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웹을 에이전트에게 맡길 때

한편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웹 브라우징 작업을 에이전트에 맡기고 있는데요. 웹 탐색에 어려움을 겪는 스크린 리더 사용자뿐 아니라, 업무 자동화에 진심인 AI 에이전트 사용자들에겐 에이전트를 시켜서 웹에서 할 일을 대신하게 하는 일이 점점 흔해지고 있습니다.

단, 웹에서의 작업을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때의 단점은 시간과 토큰이 많이 소모된다는 점인데요. 에이전트가 웹 구성 요소를 일일이 탐색하고 클릭하고, 시행착오가 있을 때는 스크린샷을 찍고, 그걸 다시 보고 작업을 이어가는 등의 과정이 사람이 웹 작업을 직접 처리할 때보다 느리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건 웹 자체가 인간이 보고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한계죠.

그런데 사실 AI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굳이 그렇게 작업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정 웹 사이트가 제공하는 기능이 그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설명과 함께 도구로 제시된다면 에이전트는 굳이 사람이 보기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컴포넌트들을 일일이 훑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 발상에서 나온 것이 WebMCP입니다.

WebMCP란

WebMCP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지니어들이 2025년 8월부터 함께 발전시켜 오고 있는 기술인데요. 기존 방식에서 에이전트는 웹 사이트를 탐색할 때 브라우저가 그려주는 DOM이나 접근성 트리를 하나하나 읽으며 탐색합니다. 참고로 용어를 설명하자면, DOM은 웹 문서의 구조를, 접근성 트리는 버튼의 이름과 역할처럼 스크린 리더 등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웹의 내부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WebMCP를 쓰면 특정 기능을 에이전트가 직접 실행할 수 있는 도구로 명시적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때 그 기능이 무슨 일을 하는지, 실행하려면 어떤 값을 입력해야 하는지도 함께 알려 줄 수 있고요. 그러면 에이전트는 WebMCP를 지원하는 브라우저에서 잡다한 구조를 탐색하지 않고도 그 설명을 읽고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아직 완성된 웹 표준은 아니고, 웹을 에이전트가 사용하기 쉬운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개발과 실험이 진행 중인 기술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길동무 웹앱에 WebMCP를 붙이다

지난 8월 말 구글 앱에서 AI 관련 기사를 읽던 중 마침 오픈AI에서 이 WebMCP 챌린지를 연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저는 마침 따끈따끈한 프로젝트인 길동무 웹앱에 WebMCP를 구현하여 응모하기로 했죠. 길동무 앱을 iOS에 출시한 후에는 웹앱을 조금 방치하고 있었는데 이 챌린지 덕분에 웹앱도 많이 다듬고, 무엇보다도 영어 지원을 더욱 촘촘하게 다듬었습니다. (오픈AI 심사자가 사용해 볼 수 있어야 하니까요 ㅎ) 그 덕에 길동무 웹앱은 이제 WebMCP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챗GPT의 내장 브라우저처럼 WebMCP를 지원하는 환경에서 “길동무 사이트에 가서 강동구에서 저녁때 놀 수 있는 곳들을 찾아보고 동선을 짜 줘.” 같은 프롬프트를 주면 에이전트는 브라우저에서 길동무를 열고 효율적으로 지시한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때 에이전트는 길동무 사이트를 탐색하는 대신 제가 WebMCP로 노출한 도구를 확인해서 바로 작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도구들은 화면에 별도의 버튼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젠 길동무는 사람뿐 아니라 에이전트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친에이전트형 대한민국 길찾기 서비스입니다!

금요일 오후 5시 마감

이 챌린지에 참가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요. 챌린지 응모 데드라인이 9월 4일 금요일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미국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퇴근 후 도도 재우고 금요일 밤 코딩 나이트를 불태우면 마무리되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확인해 보니 한국 시각 오후 5시더라고요. 아니, 무슨 금요일 5시에 데드라인을 ㅋㅋㅋ 설마 이 챌린지를 기획한 오픈AI 직원들이 한국 근무 시간을 고려해서 타임테이블을 짠 건 아니었겠죠! ;;;

그 바람에 수업 사이사이 공강에 영상 찍고, 집에 있는 맥 미니에 다다다다 영상 편집 지시 내리고, 다시 구글 드라이브로 받아서 영상 확인하고, 유튜브에 영상 업로드하고, 챌린지를 운영하는 Devpost에 게시물 업로드하고... 이 많은 일을 Fable 시켜서 동시다발적으로 엄청난 속도로 처리하고 마감 30분쯤 전인 4시 33분에 제출을 완료했더랍니다. 제 인생에서 아마 가장 짜릿한 금요일 퇴근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ㅎ

결과는 다음 주에

한편 챌린지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옵니다. 어제 Devpost 갤러리가 열렸는데 2천 건 넘게 접수됐더라고요. 수상 기대는 솔직히 말하면 아주 쬐금 하고 있긴 한데... 떨어지더라도 이미 저한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참여해 본 온라인 해커톤이었는데 과정 자체도 스릴 있었고 웹앱의 완성도도 높였으니까요.

아직도 길동무 업그레이드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진짜 원하는 기능 구현을 위해선 지자체들도 도와줘야 하고요. ㅎ 정책 관련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한번 해 보겠습니다. 아무튼 이 프로젝트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앱 다운로드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시연 영상

링크

🧰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킬 모음

지난 몇 달 동안 만들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스킬 5종을 공개합니다. 사실 이렇게 공개되는 수많은 스킬 가운데 직접 다운받아서 쓰게 되는 스킬이 많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이 스킬들 중 일부라도 사용하시는 스킬에 통합하거나, 아이디어라도 가져다 쓰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먼저 말씀드리면 제가 만든 스킬들은 대체로 무거운 편입니다. 최대한 많은 업무를 절차화하려고 노력했고, 개중에는 의존성 설치와 유료 API 키 입력이 필요한 것들도 있습니다.

이 스킬들은 시각장애로 인한 컴퓨터 업무 제약을 에이전트를 통해 뛰어넘고자 만든 것들이기 때문에 취미나 실험이 아니라, 제 현업에 바로 적용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비용도 시간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최상의 결과만을 목표로 만들고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스킬이 고도화되는 것이 곧 저의 업무 성과에 반영되니까요.

다만 공개를 위해서 개인정보 포함된 것들은 모두 삭제하고 스킬도 조금 다이어트하긴 했네요. 그 작업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설치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Claude Code, Codex, Antigravity 같은 AI 에이전트에게 URL을 주면서 전체 스킬을 설치해 달라고 프롬프팅하는 것입니다.

https://github.com/Engccer/skills-for-the-blind

그게 아니라면 터미널에서 아래 명령어를 입력하여 먼저 skills-for-the-blind 스킬을 설치한 후 AI 에이전트에게 이 스킬에 따라 실제 5종을 설치하고 관리해 달라고 프롬프팅하셔도 됩니다. 이 스킬은 나머지 5개의 실제 스킬을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가벼운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의 스킬입니다.

npx skills add Engccer/skills-for-the-blind -g

덧. 이 스킬들을 돌리는 데 예상보다 많은 토큰이 소모될 수 있습니다.

TIP: 아래 스킬 사용법에서 특정 파일을 지목하며 프롬프팅하라는 말이 몇 번 나오는데, 로컬에서 AI 에이전트 사용할 때 파일을 지목하는 범용적인 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원하는 파일의 경로를 입력하는 것입니다. Windows에서는 Ctrl+Shift+C를, Mac에서는 Command+Option+C를 누르면 포커스되어 있는 파일의 경로가 복사됩니다. 이렇게 복사한 파일 경로를 프롬프트 창에 붙여넣고 프롬프팅하시면 AI 에이전트가 딱 그 파일에 대해서만 작업합니다.


1. agent-cli-tts-summary 스킬

일단 복잡한 작업을 마친 AI 에이전트들은 말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걸 일일이 스크린 리더로 확인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GitHub에 공개된 다른 TTS 프로그램들을 많이 바꿔 가면서 사용해 봤는데 스크린 리더로 단련된 제 귀의 성에 차는 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AgentVibes라는 훅 기반 프로그램에서 출발해서 완전히 독자적인 스킬로 만들었고, 기본은 Windows와 Mac에 내장된 TTS 음성을 사용합니다. 원하시면 Gemini나 ElevenLabs API 키를 넣어서 조금 더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경우 별도 과금이 발생합니다.

사용 방법은 스킬대로 한 번 설정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때 훅과 지침 등을 모두 설정해 주고, 다음부턴 스킬을 호출할 일은 없습니다.

2. hwpx-automation 스킬

만드는 데 가장 공을 들인 스킬입니다. 한글문서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공개돼 있고 스킬들도 나와 있는데요. 아마 제가 만든 스킬이 가장 무거울 것입니다.

무거운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 스킬 하나로 한글문서 읽기부터 편집, 생성까지 모든 걸 다 하고 싶었습니다. 한글 문서를 마크다운으로 안정적으로 파싱하여 AI 에이전트들이 내용을 빠짐 없이 파악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고, 남이 준 한글 문서에 내 정보를 넣어서 편집하는 일, 마크다운 문서를 HWPX 문서로 변환하는 일, 동의서 같은 문서에 서명 이미지를 삽입하는 일 등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학교 업무를 하면서 꽤나 복잡한 다단 문서까지도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참고로 HWP는 일단 HWPX로 변환한 후에 처리하도록 해 놓았습니다. 시중에 HWP를 바로 파싱하는 MCP도 공개되어 있는데 제가 써 보니 복잡한 표에서 파싱 오류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제 스킬은 무조건 HWPX로 변환 후에 작업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한글문서 특성상 아무리 고도화하더라도 자잘한 오류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작업 후에는 반드시 비장애인 동료의 검토를 거쳐 주세요.

사용법은 한글문서 관련 작업 때마다 스킬을 호출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API 키는 필요 없으며, 대신 미리 설치해 주어야 하는 의존성 패키지들이 여러 개 있는데 스킬 첫 실행 시 자동으로 안내됩니다.

3. docparse 스킬

이 스킬은 hwpx-automation 스킬보다도 더 오랫동안 구축해 온 스킬입니다. PDF, 이미지, 한글문서 등을 마크다운으로 파싱하는 스킬입니다.

시중에 나온 웬만한 오픈소스 및 상용 OCR 도구와 문서 파서들은 다 써 본 것 같은데요, 그 어느 파서도 완벽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아예 다종 파서를 교차 검증하는 스킬로 만들었습니다.

일단 특정 파일을 이 스킬을 사용해서 파싱하라고 하면 스크립트로 검사부터 합니다. 어떤 파서 조합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 진단하는 것이죠. 스킬에 넣어둔 주요 파서는 Upstage, Gemini, LlamaParse, opendataloader-pdf, Mistral, 5종이고 OCR 도구로는 Google Vision이 있는데요. 이미지 스캔 파일이면 Upstage와 LlamaParse로, 텍스트 기반이면 ODL과 Upstage로, 길이가 짧으면 Gemini로 길면 LlamaParse로, 외국어가 있으면 Mistral로 교차 검증하고요, 만약 오타까지 보존해야 하는 손글씨면 Google Vision으로 초벌하고 에이전트가 직접 보면서 감수하는 식으로 파싱을 합니다.

짧은 손글씨 문서부터 수백 쪽에 이르는 의료 문서까지 수없이 많은 문서를 여러 번 파싱하면서 계속해서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에 돈도 많이 썼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고, 일단 교차 검증을 해 주니 한 파서에 의존할 때보다는 훨씬 높은 품질의 마크다운 문서가 나옵니다.

사용법은 이 스킬이 사용하는 API 키들을 먼저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ODL을 제외하면 모두 상용 파서들이므로 API 사용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 품질이 우수해서 가장 자주 쓰게 되는 Upstage 요금이 조금 센 편이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LlamaParse가 월 1만 크레딧까지 무료인데 품질이 매우 좋아서 딱 하나만 쓰라면 저는 LlamaParse를 추천합니다. 이 외에도 Google Vision도 월 1,000페이지까지는 무료이고, Gemini와 Mistral도 무료 티어가 넉넉해서 꼭 API 키를 발급하시길 추천합니다.

스킬을 실행하면 API 키 설정을 포함해서 필요한 것들을 안내해 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후에는 문서를 지목하면서 docparse 스킬 사용해서 파싱해 달라고 프롬프팅하시면 됩니다.

4. speech-toolkit 스킬

TTS(텍스트를 음성으로), STT(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스크립트 모음입니다. TTS는 Gemini/ElevenLabs/OpenAI/Speechify 4종, STT는 Daglo/Deepgram/ElevenLabs/Gemini/Mistral 5종입니다.

앞선 docparse 스킬처럼 최적의 스크립트를 추천해 주는 방식은 아니고 원하시는 TTS/STT 모델을 지목하면서 변환해 달라고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이 문서를 Gemini 음성으로 변환해 달라고 하거나, 이 오디오 파일을 ElevenLabs를 사용해서 전사해 달라고 프롬프팅하시면 됩니다. 각자 가지고 계신 API 키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한국어 전사 도구로는 클로바노트가 품질이 좋은데 API 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Daglo를 넣어두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설정이 복잡해서 비추천하고, 경험상 ElevenLabs STT가 비용은 조금 비싸도 품질이 가장 좋았습니다. 대량 전사에는 Deepgram도 괜찮았고요. 짧은 글 음성으로 바꿀 때는 Gemini가 품질이 가장 좋은데 텍스트가 길어지면 조금 부자연스럽더라도 ElevenLabs가 안정적입니다.

5. abridge 스킬

이건 가장 최근에 만든 스킬인데 이번에 배포하는 스킬 중 가장 가볍고, 만족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긴 문서를 짧게 요약해 주는 스킬인데 원문의 구조와 톤을 살려서 요약해 주는 스킬입니다. 원문의 문장들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서 요약하기 때문에 AI 방식으로 요약한 게 아니라, 원문의 흐름과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요약본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단계도 선택할 수 있는데, 그러면 일종의 축약 버전 오디오북이 됩니다. 긴 문서를 원문 느낌을 살리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스킬에서 사용하는 TTS 스크립트는 제가 가장 만족하는 ElevenLabs로 설정해 두었습니다. 따라서 음성 변환까지 원하시는 경우에는 ElevenLabs API 키가 필요합니다.

사용 방법은 요약하고자 하는 문서를 지목하면서 abridge 스킬로 요약해 달라고 프롬프팅하시면 됩니다. 다만 지목하는 문서가 PDF나 HWPX 같은 파일들인 경우에 앞선 docparse 스킬이나 hwpx-automation 스킬로 먼저 파싱한 후 작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혹시 사용하시면서 개선할 사항을 발견하시면 GitHub에 이슈로 남겨 주세요. 개인적으로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늘상 사용하는 스킬들이니 앞으로도 계속 고도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

Perplexity의 AI 브라우저, Comet 20일 사용 후기: 인권위 진정부터 쿠팡 쇼핑까지

Perplexity의 AI 브라우저 Comet이 9월 4일 한국에 공개되었습니다. 지금까지 20일 정도 사용해 본 경험을 공유합니다. 현재는 Pro 구독자, 대학생 인증 또는 초대장 기반으로 다운로드 및 사용 가능합니다. (* 이 포스팅 이후 10월 2일에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됨)


저는 첫날부터 편의성을 느끼고 바로 Chrome 대신 Perplexity의 Comet 브라우저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은 요약이지만, 조금씩 더 대담한 에이전트 기능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례는 국가인권위 온라인 진정 접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Comet에게 수행하도록 한 것입니다.


진정에 들어갈 내용을 모두 텍스트로 준비해 놓고 국가인권위 진정 접수 첫 화면에서 어시스턴트를 활성화시킨 후 내용을 붙여넣고 접수를 도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진정인 이름부터 입력하기 시작하더니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5단계까지 넘어가서 마지막 진정 접수까지 눌러 모든 절차를 완료해 버리더라고요. 처음엔 신기해서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한 번도 브레이크 없이 접수까지 누르는 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Comet이 실수한 건 첨부파일 단계를 사용자에게 묻지 않고 뛰어넘은 것 정도이고, 텍스트의 실수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접수 후 수정이 가능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편의성과 우려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루트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큰 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진정 결과가 잘 나온다면 AI 브라우저가 장애인 차별 시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사례가 될 것 같네요.


두 번째로 성공적인 사례는 쿠팡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고 장바구니에 담게 한 일입니다. Comet 브라우저를 열자마자 첫 화면에서 어시스턴트를 호출하고 쿠팡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하라고 했습니다. Comet는 전혀 무리 없이 로그인 페이지를 링크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로그인은 제가 직접 했고, 다음부터가 진짜 에이전트의 힘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구매하고 싶은 물건은 사무실에서 쓸 만한 가볍고 개방감 있는 헤드셋이었습니다. 헤드셋은 브랜드도 너무 많고 브랜드마다 모델도 다양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비교해 볼 엄두가 전혀 나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Comet은 Perplexity AI 모델을 사용해서 인기 있는 헤드셋 제품에 관한 정보를 웹과 유튜브 등에서 수집해 결과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쿠팡 내 검색이 아닌 웹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그렇게 헤드셋 리스트가 추려지자 그 다음부터는 제가 원하는 조건을 계속 제시하며 저에게 맞는 제품을 두 개까지 남길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최종 후보 2개를 쿠팡 사이트 내에서 검색하고 정보를 요약해 달라고 했습니다. 쿠팡 내에서 리뷰 점수와 가격대를 보니 최종 결정은 쉽게 내릴 수 있더라고요. Comet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구매하기로 한 제품은 1만5천 원대 로지텍 유선 헤드셋이었습니다. Comet에게 해당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라고 했고 Comet은 문제 없이 수행했습니다. 그렇게 블루투스 동글, 커피, 캔맥주까지 총 5개의 상품을 더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마지막에 담은 제주누보 6캔 같은 경우는 제품 조사가 필요 없었기 때문에 한 번의 프롬프트로 장바구니 담기에 성공했습니다. 결제까지는 시키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해낸 Comet와 저 자신이 대견하더라고요.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AI의 도움을 받아 주문한 상품들이 집에 도착하기 시작하는데 괜히 떨리네요. 온라인 쇼핑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광범위한 조사와 구매까지 한자리에서 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세 번째 성공 사례는 Google 문서 작성입니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3kl52ppSRmzoq9FqXA7R9vwJdoHKcq9NrwTdGbaWt3M/edit?usp=sharing


이 Google 문서는 제가 Comet 브라우저에서 프롬프트 하나로 생성한 문서입니다. 프롬프트는 이렇게 주었습니다.


"Google 문서를 열어서 시민기술네트워크를 응원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고, 접근 권한을 '링크가 있는 모든 사용자'로 설정하여 공유 링크를 복사해 줘." (시민기술네트워크는 AI와 기술을 공익을 위해 활용하고자 모인 사람들의 시민단체입니다)


Comet은 Google 문서 페이지를 열고 제가 시킨 대로 제목과 문서 내용을 스스로 작성한 후 문서 접근 권한을 '링크가 있는 모든 사용자'로 설정하고 링크 복사 버튼까지 눌러 주었습니다. 위 URL은 Comet가 작업을 마친 후 제가 이 편집창에 바로 Ctrl+v로 붙여 넣은 것입니다. Comet, 정확히는 Perplexity에서 제가 설정한 AI 모델이 작성해 준 내용은 "시민기술네트워크의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회혁신과 기술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 더 포용적인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였습니다. 다소 진부한 내용이긴 하네요. ㅎ


한편, 안타깝게도 Comet이 한컴독스 문서와는 아직 호환되지 않습니다. 한컴독스는 한글과컴퓨터에서 Google 문서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웹 기반 문서 편집기입니다. 프롬프트는 위 Google 문서를 작성한 것과 같은 프롬프트를 주었고, 한 가지 다른 것은 'Google로 로그인하라'는 정보를 주었습니다. 한컴독스는 로그인 정보를 기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요.


Comet은 한컴독스 페이지를 찾는 것부터 어려워했습니다. 아마도 웹에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Comet은 한컴독스 페이지를 찾아냈고, 로그인하고, '새 문서 만들기' 버튼을 누르는 것까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문서 영역에 내용을 입력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새 문서를 세 개나 만들면서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사례에서는 문서를 15개나 열었지만 실패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Comet 어시스턴트의 설명은 문서 영역이 읽기 전용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성 가능한 상태였는데 말이죠. 제가 알기로 Google 문서나 한컴독스 문서 모두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Comet과 한컴독스가 호환되지 않는 이유로 제가 추측하는 것은 한컴독스의 웹 접근성 부족입니다. AI가 웹을 탐색하는 방법은 HTML 코드와 DOM 정보를 보고 탐색하는 것이라 시각장애인이 스크린 리더를 사용해서 웹 탐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 진정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됐던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웹 접근성 준수는 장애인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에게도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Comet으로 한컴독스에서 문서 작성이 된다면 한글 문서의 접근성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


여기까지 20일 정도 제가 Comet을 사용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정리해 봤습니다. 인상적인 순간은 인권위 진정이 첫 단계에서부터 끝까지 되는 것을 업무보조 선생님과 함께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 접수 버튼까지 누르는 걸 보고 함께 탄성을 지른 순간과, 쿠팡에서 제주누보 6캔을 장바구니에 담으라고 시켜놓고 아내 유정과 다른 방에서 아이폰으로 쿠팡 앱을 열어놓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잠시 후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제주누보가 담기는 걸 유정이 눈으로 직접 보고 탄성을 지른 순간이었습니다. AI 에이전트의 시대,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습니다.

LG씽큐 MCP 사용 후기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박이다!

작년 말에 LG전자에서 LG씽큐 API를 공개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올해 7월에 공식 MCP 서버를 Github에 발표했었구나! 챗GPT한테 물어봐서 알게 됨! ㅎ

어차피 MCP 서버가 API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빠른 시기에 만들어 줘서 고마움. 바로 Claude 데스크톱 앱에 연결하고 시험해 봤다.

이제 데스크톱에서 가전과 채팅 가능!

실제 대화

나: 로봇청소기를 시작해 줘.

Claude: 로봇청소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절전 모드에서 깨워서 정상적으로 작동을 시작했습니다.
    
나: 현재 실내 온도는 몇 도야?

Claude: 에어컨을 통해 현재 실내 온도를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현재 실내 온도는 26도 입니다.
에어컨 센서에서 측정한 상세 정보:
- 현재 온도 : 26°C (78°F)
- 설정 온도 : 25°C (77°F)
- 습도 : 63%
- 에어컨 상태 : 전원 꺼짐
- 공기질 : 좋음 (PM1: 8, PM2.5: 8, PM10: 9)
현재 에어컨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1도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MCP를 통해서 LG씽큐 앱에 등록되어 있는 가전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세밀한 제어는 아직 숙제

어차피 AI가 수행할 수 있는 동작은 MCP 서버 제공자가 정의한 것에 한정되기 때문에 아주 많은 동작을 컨트롤할 순 없다. 단적으로, 로봇청소기를 시작하고 멈추는 단순 동작은 제어 가능하지만, 흡입력이나 걸레 물 분사량을 조절하는 등의 세밀한 조작은 LG ThinQ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나: 지금 로봇청소기 걸레가 건조 중인데 건조를 중지해 줘.

Claude: 로봇청소기의 걸레 건조를 중지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먼저 현재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사용 가능한 제어 명령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중간 코드 생략)
WAKE_UP 명령을 전송했습니다. 이 명령으로 로봇청소기가 현재 상태에서 깨어나면서 건조 과정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ThinQ Connect API로는 걸레 건조 기능을 직접 제어하는 명령이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 정확한 건조 제어를 위해서는 LG ThinQ 앱을 통해 직접제어하시거나, 로봇청소기의 물리적 버튼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Claude는 내 요청을 수행하려 시도했지만, 애초에 MCP에 없는 기능이기 때문에 수행하지 못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이미 혁명

그럼에도 각종 기기의 현재 상태, 예컨대 냉장실과 냉동실 온도 등을 데스크톱에서 바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AI 사용자들에겐 큰 편의성 개선이다. 특히 나 같은 시각장애인에겐 더 그렇다.

참고로 개발자들이 스마트홈 허브로 많이 사용하는 홈 어시스턴트에서도 API를 이용해서 LG씽큐를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사용자도 LG씽큐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홈 탭에서 자체 챗봇인 '챗씽큐'를 통해 가전을 편안한 자연어 대화로 제어할 수 있다.

아마도 곧 일반 소비자에게 출시될 예정인 씽큐온에서도 제어할 수 있는 범위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씽큐온'은 LG전자가 작년 9월에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홈 허브가 될 거라고 발표한 제품. 현재 우리 집에 있는 AI 스피커 가운데 국산 네이버 클로바가 가전 제어는 가장 잘하지만 곧 씽큐온이 그 자리를 넉넉하게 차지할 예정. ㅎ)

물론 이 중 가장 광범위한 조작이 가능한 플랫폼은 LG씽큐 앱 그 자체이다. 홈 탭에 있는 챗씽큐 말고 디바이스 탭에서 기기별로 제어하는 UI 말이다. 그 외에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API에 제공된 대표적 기능 몇 가지로 크게 제약된다.

우리는 왜 통합 AI 비서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미 똑똑한 스마트폰 앱 LG씽큐 앱이 있는데, 그리고 LG전자가 직접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AI 스피커 씽큐온도 개발하고 있는데 뭐하러 MCP까지 필요한 걸까?

그건 자신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비서 한 명쯤은 두고 싶어하는 우리의 심리랑 맞닿아 있다. 그냥 내 일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믿을 만한 비서 한 명, 아니 하나의 AI를 두고 싶은 욕구 말이다.

챗GPT와 Claude는 그에 근접해 가고 있고, 이제 많은 서비스들이 MCP를 통해 AI와 연동되지 않으면 '구식' 취급을 받게 될 거다.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단 얘기.

이번 주 HardFork 에피소드에서도 다뤘듯, 어쩌면 스마트폰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대중의 머릿속에서 더 이상 '스마트'하지 않게 인식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걸 '앱의 종말'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건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일을 개별 앱이 아닌 AI 플랫폼에서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MCP가 출시된 이후 여러 MCP 서버를 Claude에 연동해 봤지만, 마침내 가전 제어라는 유용성을 직접 체감하니 그런 확신이 더 생긴다.

고민할 것은?

물론 편해지는 만큼 위험도 더 커진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Claude가 MCP 가지고 뭐 한 가지만 하려 해도 계속 허용 여부를 묻는 건 좋은 조치이다.

더불어 국내에서도 카카오 등에서 MCP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주요 기업들이 국내 플랫폼도 좋지만 Github에 좀 공개했으면 좋겠다. Github이 몇 번 써 보니 비개발자인 나도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더라. 특히 MCP는 Github에 자세히 설명된 것 보고 하나하나 따라서 사용해 볼 수 있었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란?

MCP는 2024년 11월에 Claude를 만든 Anthropic이 오픈소스로 발표한 소프트웨어 간 통신 표준이다. 각종 서비스나 데이터를 LLM 기반 챗봇 안에서 대화 중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Claude 데스크톱 앱에서 지원되고 있지만, 범용 프로토콜이어서 곧 있으면 ChatGPT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참고 링크

[TFE 리뷰] 업무에서 어떤 AI를 사용해야 할까?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Top 4 유료 AI 모델/서비스 비교

AI 음성으로 듣기 - ElevenLabs


배경

나는 2022년 12월부터 ChatGPT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AI 서비스를 다양한 업무, 특히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노동조합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합원 200명 규모의 노동조합에서 나는 사무행정, 대외 소통 및 홍보, 정책자료 분석 및 개발, 예결산 등 회계 업무까지 조직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어서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한다. AI는 이제 업무 수행에 있어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기본적 업무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LLM 기반의 첨단 AI 모델/서비스 가운데 Top 4로 볼 수 있는 ChatGPT, Claude, Gemini, Perplexity 모두 유료 사용자이며, 특히 앞의 세 서비스는 구독 서비스가 등장한 시점부터 사용해왔다. 단순 업무 효율화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으로서 일상 업무와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보조 기술로서도 AI 모델/서비스를 많이 활용한다. 주변에 보면 아직 AI를 업무에 깊이 있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글은 AI를 실제 업무, 특히 노동조합 실무나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보완하는 데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께 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했다. 전문적인 기술 리뷰는 아니며, 철저히 경험에 기반한 리뷰이다.

AI 모델/서비스별 리뷰

Gemini

  • Google은 지난 3월 말 Gemini 2.5 Pro를 무료 사용자에게까지 확대했다. 2.5 Pro는 이전 버전에 비해 확실히 개선되었다. 원래도 2.0 Pro를 종종 사용했지만, 컨텍스트 윈도우가 크다는 점 외에는 ChatGPT(o1 모델)나 Claude(3.5 Sonet) 대비 뚜렷한 강점을 느끼긴 어려웠다. 그런데 2.5는 다르다. 지식이 풍부하고 영리하며, 글의 뉘앙스까지 잘 파악한다. 최근 복잡한 보고서 작성에 활용했는데 몇 턴의 대화를 이어간 끝에 거의 최종본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보고서를 만들 수 있었다.
  • 긴 컨텍스트 처리 능력은 특히 중요한 강점이다. 100쪽이 넘어가는 보고서를 통째로 분석하거나, 여러 규정/자료를 동시에 참고해 기획안을 작성해야 할 때 Gemini는 거의 유일한 대안일 때가 많다. 이는 방대한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하기 어려운 시각/인지 장애 사용자에게 문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 Deep Research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얼마 전 최근 현안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생성했을 때 참조 소스가 400개를 넘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웹 인터페이스의 스크린리더 접근성은 매우 좋은 편이며, 최근 추가된 캔버스 기능도 아직 충분히 테스트해보진 못했지만 기본적인 인식은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 한줄평: 대규모 문서 작업 및 심층 분석에 강점을 보이는 조력자이다.
  • 용도: 장문 보고서/정책자료 분석 및 생성, 심층 연구 및 Q&A 생성, 요약문 생성

Claude

  • Anthropic은 2월 말 대표 모델을 3.7 Sonet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3.5 Sonet 성능이 워낙 우수해서 기대가 컸지만, 3.7 Sonet은 일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지시 따르기(instruction following) 능력이 이전보다 저하된 것으로 느껴진다. 대화가 길어지면 맥락을 놓치는 현상도 더 자주 나타난다. 가장 큰 단점은 extended thinking을 켜도 간단한 숫자 계산에서 실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면 예결산 검토 등 조합의 재정 관련 업무에는 신뢰하고 사용하기 어렵다. 모델 선택 메뉴에서 3.5 Sonet을 고를 수 있지만, 이 역시 이전 버전과는 차이가 있다.
  •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UI의 직관성과 안정성 면에서 Claude는 여전히 가장 뛰어난 업무 도구 중 하나이다. 'Projects' 기능은 조합의 연간 사업 계획, 재정 관리, 또는 창립 기념식 행사 준비처럼 여러 단계와 맥락을 가진 복잡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결과물 검토 도구인 'Artifacts' 기능은 스크린리더 접근성이 준수하여 시각장애인 사용자도 편리하게 활용 가능하다. 또한 Windows와 macOS용 데스크톱 앱을 제공하여 웹 브라우저보다 안정적인 접근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인지적 부담을 줄여주어 다양한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한줄평: 체계적인 업무 관리에 가장 안정적인 워크스페이스이다 (숫자 계산 제외).
  • 용도: 프로젝트 관리(사업 계획, 재정 관리, 행사 준비 등), 일상 업무 문서 초안 작성 및 검토, 아이디어 구상

ChatGPT

  • OpenAI의 ChatGPT는 모델별로 용도가 뚜렷하다. 지난 해 5월 출시 이래 꾸준히 업데이트된 4o 모델은 개념 설명이나 정보 조사에 강하고, 12월 정식 출시된 o1 모델은 심층적인 주제 탐구와 설득력 있는 글쓰기에 탁월하며, 올해 1월 말 출시된 o3-mini-high 모델은 숫자나 코딩 관련 작업에서 뛰어난 정확성을 보인다.
  • o1 모델의 글쓰기 실력은 이전 프리뷰 버전과 비교해 대폭 향상되었고, Gemini를 제외하면 문체가 다른 어떤 LLM보다도 자연스럽다. 특히 정서적 호소와 논증이 모두 필요한 성명서 등의 작성에 유리하다. Claude가 보고서 작성에 탁월하다면 o1은 에세이 스타일에 탁월하다.
  • o3-mini-high 모델은 (내가 주로 사용하는 조합 예산 계산이나 간단한 웹사이트 HTML 코드 수정 범위 내에서는) 숫자나 코딩에서 아직 오류를 보지 못했다. 답변 생성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중요한 문서 작업에서는 가장 나은 대안이다.
  • ChatGPT는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이 뛰어나 Projects 기능을 꼭 사용하지 않아도 업무에서도 어느 정도 사용자의 맥락에 맞게 대화가 가능하다. Claude처럼 Windows와 macOS용 데스크톱 앱을 제공하여 접근성 면에서 이점이 있다. 다양한 모델 제공은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 처리 방식이나 작업 종류에 맞는 도구를 선택할 유연성을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 하지만 UI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프로젝트 관리 기능은 다소 미흡하고, 아이디어 구상 도구인 '캔버스' 기능은 키보드 접근성이 매우 나빠 스크린리더 사용자에게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 한줄평: 특정 분야별 전문성이 뛰어난 다재다능한 동료이다.
  • 용도: 개념 명확화 및 조사, 설득적 글쓰기(성명서, 연설문 등), 회계 보고서 생성 및 코드 작업

Perplexity

  • Perplexity는 내가 가장 늦게 유료로 업그레이드한 AI 서비스이다. Pro 업그레이드 후엔 주로 AI 모델을 Claude 3.7 Sonet으로 놓고 쓴다. 답변 속도와 품질을 고려했을 때 이 조합의 궁합이 제일 잘 맞는 것 같다. Perplexity는 LLM 자체 개발보다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에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 웹 검색 기능이 매우 강력하다. 이러한 검색 능력과 3.7 Sonet의 비추론과 추론 사이의 균형 잡힌 특성이 결합될 때, 최신 정보 기반의 깊이 있는 답변을 얻는 데 시너지가 난다. 특히 최신 정책 동향이나 언론 보도 등을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노조 활동에 유용하다.
  • iPhone의 음성 모드는 이동 중이거나 키보드 사용이 어려울 때 원하는 정보를 가장 빠르게 얻는 수단으로, 접근성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 웹 인터페이스의 스크린리더 접근성도 준수하고 Claude나 ChatGPT처럼 Windows와 macOS용 데스크톱 앱이 별도로 있다. 최신 정보를 빠르게 요약/제공하여 정보 검색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는 점은 많은 사용자, 특히 정보 검색에 제약이 있는 사용자에게 큰 장점이다. 주로 업무 초기 단계의 자료 조사나 보도자료 작성을 위한 현안 분석에 Perplexity를 활용한다.
  • 한줄평: 최신 정보 접근성과 빠른 검색에 최적화된 도구이다.
  • 용도: 초기 자료 수집, 최신 동향/현안 분석, 정책 트렌드 조사 등

농구로 비유하자면

위 AI 모델/서비스별 리뷰를 이해하기 쉽도록 농구 포지션으로 비유해 보겠다.

  • Claude: 포인트 가드. 팀의 중심이 되는 워크스페이스. (단, 계산은 가끔 놓침)
  • Perplexity: 스몰 포워드. 발 빠른 정보력으로 다방면에 도움 주는 어시스턴트.
  • ChatGPT: 파워 포워드. 특정 분야(글쓰기, 코딩 등)에서 압도적인 능력 발휘.
  • Gemini: 센터. 평소엔 조용하지만 결정적일 때(대용량 분석, 심층 연구) 제 몫을 톡톡히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