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록] 로컬 AI 에이전트와 스킬로 학교 업무 자동화하기: 울산시교육청 시각장애 교원 역량 강화 연수 실황

김헌용 · 신명중학교 영어 교사,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위원장

이 글은 2026년 11월 2일(월) 울산광역시교육청이 주최하고 울산혜인학교에서 진행한 '2026학년도 시각장애 교원 역량 강화 연수'의 실습 강의와 질의응답을 현장 전사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웹 연수자료 보기



들어가며

2026년 11월 2일 월요일 오후, 울산혜인학교에서 울산 관내 시각장애 교원을 대상으로 한 역량 강화 연수가 열렸다. 원래 여섯 분의 선생님이 신청하셨으나 당일 개인 사정과 병가로 세 분이 불참하셔서 시각장애 교원 세 분과 장학사님, 지원 선생님 그리고 나까지 여섯 명이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인원이 단출해진 덕분에 참석하신 선생님들의 노트북 환경과 스크린 리더 소리를 하나씩 직접 확인하며 소규모 밀착 실습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연수는 철저히 실습 중심으로 진행했다. 참석한 선생님들이 각자 노트북에서 코딩 에이전트를 켜고 학교 행정 업무 자동화 스킬(school-work-automation)과 시각장애인용 스킬(skills-for-the-blind)을 직접 설치해 실제 업무 환경까지 연결해 보는 것이 핵심이었다. 현장에서 함께 부딪히며 나눈 설명과 실습 과정, 그리고 예상치 못한 네트워크 난관을 넘으며 오간 문답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둔다.


1. 왜 웹 브라우저나 Work 모드가 아니라 로컬 모드인가

참석하신 선생님들은 이미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AI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쓰고 계셨다. 어떤 도구를 쓰시는지 여쭈어 보았다. 세 분 모두 Windows용 챗GPT 데스크톱 앱의 Work 모드를 사용하고 계셨고, 한 분은 연수 전날 클로드에도 새로 가입해 두신 상태였다. 스크린 리더로 다루기에는 클로드 데스크톱 앱이나 챗GPT 데스크톱 앱이나 대동소의하다. 이날 실습은 참석하신 선생님들께 익숙한 챗GPT 데스크톱 앱으로 통일해 진행했다.

실습에 앞서 먼저 챗GPT 데스크톱 앱 안의 '워크(Work) 모드'와 '코덱스(Codex) 모드'의 차이를 설명해 드렸다. 일반적으로 코덱스 모드는 개발자 전용 기능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그래서 워크 모드로만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두 모드의 핵심적인 차이는 클라우드 연동 여부에 있다. 작업 과정에 클라우드 환경이 섞이면 워크 모드이고, 내 컴퓨터(로컬) 중심으로 돌아가면 코덱스 모드라고 보면 된다.

AI 에이전트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과 로컬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클라우드에 대화가 저장되면 모바일 앱에서도 이전 대화를 확인하고 이어 갈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 연동되는 순간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고, 스킬과 같이 에이전트가 작업에 활용하는 주요 도구/문서들을 인식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반대로 로컬에서 작업하면 스마트폰 앱에서 대화 내역을 볼 수는 없지만 모든 작업 맥락과 결과물이 내 컴퓨터의 폴더와 파일로 남는다. 덕분에 챗GPT 코덱스 모드에서 작업하다가 클로드의 코드 모드나 제미나이로 옮겨 가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여러 AI 서비스를 번갈아 쓰며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려면 로컬 환경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특히 토큰 제약을 우회하기에도 좋다. 특정 플랫폼 하나에만 묶여 있으면 사용 한도에 걸렸을 때 다른 플랫폼에서 작업을 이어 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로컬에 작업하던 파일들이 다 남아 있으면 사용량 한도에 걸렸을 때 다른 플랫폼에서 같은 폴더를 열어 작업을 이어가면 그만이다. 더구나 학교 행정 업무는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일이 거의 없고 결국 컴퓨터 앞에서 마무리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로컬 환경으로 일원화해 두면 훨씬 덜 헷갈린다.


2. 로컬 에이전트의 출발점: 홈 디렉터리 지정과 탐색기·메모장 기본기

로컬 모드로 전환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에이전트가 일할 작업 폴더를 지정하는 것이다. 연수에서는 컴퓨터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전역 스킬을 먼저 설치하기 위해 기본 홈 디렉터리를 작업 폴더로 잡았다. 윈도우의 홈 디렉터리는 C:\Users\<사용자계정>(탐색기 표시 기준 로컬 디스크(C:) > 사용자 > 유저)이다.

참고로 나중에 수업 자료를 만들거나 공문을 처리할 때는 해당 업무 폴더를 작업 위치로 잡으면 된다. 작업 위치를 잡기 애매할 때는 문서(Documents) 폴더 아래에 별도 하위 폴더를 만들어 지정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전역 설정과 관련된 작업이나 에이전트가 참조할 파일이 많은 코딩 작업 등에서는 경로가 짧은 홈 디렉터리로 바로 잡는 편이 깔끔하다.

코덱스 모드에서 작업 폴더는 단축키로 쉽게 지정할 수 있다. Ctrl+O를 눌러 폴더 선택 창을 열고, 주소창에 %USERPROFILE%을 입력하거나 C 드라이브 > 사용자 > 유저를 찾아 선택한 뒤 '폴더 신뢰'를 한 번 승인해 주면 된다. 이때 프롬프트 입력창 아래의 권한 설정이 '낮은 승인'으로 되어 있으면 에이전트가 명령을 실행할 때마다 일일이 승인을 물어보므로, '전체 액세스(전체 권한)' 항목이 있다면 이를 선택해 두는 것이 편리하다.

이 단계에서 잠시 코덱스 창을 내려놓고 윈도우 파일 탐색기와 메모장을 다루는 기본기를 함께 연습해 보았다. 로컬 에이전트는 내 컴퓨터의 폴더와 텍스트 파일을 직접 읽고 고치기 때문에, 사용자가 파일 탐색기와 메모장을 편하게 다룰 수 있어야 에이전트의 작업 결과를 확인하고 통제하기가 수월하다.

1) 자주 쓰는 폴더를 탐색기 '즐겨찾기에 고정'하기

자주 쓰는 작업 폴더는 파일 탐색기의 '즐겨찾기'에 고정해 두면 매번 경로를 찾아 들어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Windows+E로 파일 탐색기를 열고 목록 상자에서 Shift+Tab을 한 번 누르면 좌측 트리뷰로 이동한다. 여기서 내 PC > 로컬 디스크(C:) > 사용자로 들어가 본인의 홈 디렉터리(유저) 위에 포커스를 두고 팝업 메뉴 키(Shift+F10 또는 애플리케이션 키)를 누른 뒤, '즐겨찾기에 고정(단축키 Alt+Q)'을 실행하면 트리뷰 상단에 해당 폴더가 고정된다.

이렇게 한 번 고정해 두면 탐색기에서뿐 아니라 코덱스 앱에서 작업 폴더를 고를 때도 큰 이점이 있다. 탐색기 트리뷰에서 첫 글자(유)만 눌러도 홈 디렉터리로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코덱스에서 Ctrl+O로 작업 폴더를 고를 때도 즐겨찾기 목록이 똑같이 나타나 원하는 폴더를 즉시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평소 수업용, 행정 업무용, 개인 자료용 폴더 등을 세분화해서 관리하면 에이전트가 탐색할 범위도 좁혀져 토큰을 아낄 수 있다. 만약 아직 정리가 안 된 복잡한 폴더가 있다면 그 폴더에서 코덱스를 열어 "이 폴더 좀 정리해 줘"라고 지시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2) 탐색기에서 포커스를 놓쳤을 때는 F6 키 활용하기

파일 탐색기를 쓰다 보면 현재 포커스가 어느 영역에 가 있는지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탐색기 창 안에는 트리뷰, 목록 상자, 정렬 기준 헤더, 세부 정보 창, 페이지 탭까지 다섯 영역이 나뉘어 있는데, 포커스 위치를 놓쳤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F6 키를 눌러 영역 사이를 순환하면 원하는 목록 상자나 트리뷰로 쉽게 돌아올 수 있다.

3) 윈도우 11 메모장의 '마크다운 구문' 보기 모드와 포커스 복구 요령

에이전트가 다루는 지침과 스킬 파일은 모두 마크다운(.md) 형식의 텍스트 문서다. 윈도우 11 메모장으로 이 파일을 열 때는 보기 설정을 미리 맞춰 두는 것이 좋다. 메모장은 마크다운 파일을 열 때 서식이 적용된 '포맷' 보기와 원문 기호를 그대로 보여 주는 '구문' 보기를 지원하는데, 스크린 리더 사용자는 기호와 문서 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구문 보기를 쓰는 편이 편리하다. .md 파일을 메모장으로 연 뒤 Alt 키로 메뉴 표시줄을 열고 보기 > 마크다운 > 구문을 선택하면 된다(일반 .txt 파일에서는 마크다운 메뉴가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서 현장에서 자주 겪는 시행착오가 하나 있다. 구문 보기로 전환한 직후 간혹 메모장 본문 영역의 포커스가 증발해 스크린 리더가 아무 내용도 읽어 주지 않는 현상이 생긴다. 이날 실습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럴 때는 Ctrl+T를 눌러 새 메모장 탭을 하나 열었다가 Ctrl+F4(창 전체를 닫는 Alt+F4가 아님)로 방금 연 탭만 닫아 주면 본문 포커스가 다시 살아난다. 여기에 더해 센스리더에서 Alt+Shift+Z를 눌러 문장부호 읽기 단계를 '모두 읽기'로 맞추면 마크다운 기호까지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3. 실습 1: 학교 업무 자동화 스킬 번들 설치와 폴더 구조 살펴보기

본격적인 첫 실습으로 학교 현장에서 자주 쓰는 행정 업무 자동화 스킬 번들(school-work-automation)을 설치했다. 코덱스 프롬프트 입력창에 다음과 같이 자연어로 지시문을 입력하면 된다.

깃허브에서 engccer의 school-work-automation 스킬 저장소를 확인하고 이 컴퓨터에 설치해 줘.

한 분은 연수 전 금요일에 미리 설치해 써 보고 계셨고, 다른 선생님들의 컴퓨터에서도 에이전트가 저장소를 찾아 나이스와 K-에듀파인부터 쿨메신저까지 다섯 가지 스킬을 차례로 설치했다.

스킬 이름 자동화 대상 업무
neis-automation 나이스 복무(근무상황·출장 신청), 외부강의 신고, 정기고사 채점·통계, 학생부 입력, 급여명세서 조회 등
k-edufine-automation K-에듀파인 결재대기 공문 처리, 공문 본문·첨부 저장, 기안문 작성 등
kyodetong-submit 교육디지털원패스·교데통 데이터취합 접수, 파일 첨부, 제출
coolmessenger-automation 쿨메신저 메시지·첨부 일괄 수집, 회신 수합, 회신 창 채우기
alimjang-automation 교직원 알림장 전달사항 정리, 첨부 수집·요약, 지난 전달사항 검색

설치를 마친 뒤에는 스킬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파일 탐색기로 스킬 폴더를 직접 열어 보았다. 홈 디렉터리 아래에는 에이전트가 사용하는 설정 폴더(.codex 또는 .agents, 클로드는 .claude)가 만들어지는데, 그 안의 skills 폴더에 방금 설치한 스킬들이 모여 있다. 에이전트에게 스킬이 무엇인지 말로만 설명을 들으면 실체가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폴더 안에 직접 들어가 보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각 스킬 폴더 안에는 작업 절차와 판단 기준을 적은 마크다운 문서(SKILL.md)와 세부 참고 문서(references/), 그리고 보조 스크립트(scripts/)가 들어 있다.

선생님들과 함께 neis-automation 폴더 안의 SKILL.md를 메모장 구문 보기로 열어 내용을 읽어 보았다. 문서 맨 위에는 스킬 이름(name: neis-automation)과 언제 이 스킬을 호출할지 정의한 설명(description)이 적혀 있고, 그 아래로 나이스 복무 신청, 외부강의 신고, 급여명세서 조회 절차가 단계별로 상세히 정리되어 있다. 에이전트가 처음부터 나이스 화면 구조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리해 둔 이 절차 문서를 읽고 브라우저와 로컬 도구를 순서대로 움직이는 원리다.

이처럼 로컬 에이전트가 참조하는 규칙과 절차가 내 컴퓨터 폴더 안의 텍스트 파일로 저장된다는 점을 이해하면 에이전트를 훨씬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다. 에이전트가 뒤에서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 사용자가 직접 열어 볼 수 있고, 수정을 지시할 때도 막연하게 말로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복무 신청 절차를 내 업무 방식에 맞게 조금 바꾸고 싶다면 neis-automation 폴더 안의 SKILL.md 파일을 열어 해당 부분만 고치라고 지시하면 된다.

스킬 문서를 함께 읽는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질문 두 가지가 나왔다.

첫 번째는 문서 상단에 적힌 서울시교육청 기준 주소를 울산교육청 주소로 직접 수정해도 되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스킬 본문에는 시도별 교육청 환경에 맞춰 주소를 판단하도록 이미 안내가 들어 있지만, 본인의 소속 교육청이나 세부 업무에 맞게 스킬 내용을 직접 고쳐 쓰고 싶을 수도 있다. 다만 이때 원본 스킬 폴더와 이름을 그대로 둔 채 내용만 고치면, 나중에 배포본이 업데이트되어 스킬을 다시 내려받았을 때 내가 수정한 내용이 덮어써지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직접 고쳐 쓸 때는 에이전트에게 "이 스킬을 복제해서 이름을 살짝 바꿔 만들어 줘"라고 지시한 뒤 복제본을 수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참고로 담임 교사의 출결 관리처럼 아직 번들에 없는 업무도 같은 방식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 처음 한 번만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작업을 끝까지 완수한 뒤, "방금 한 작업을 스킬에 반영해 줘" 또는 "새 스킬로 만들어 줘"라고 지시하면 그때부터 나만의 자동화 절차로 남길 수 있다.

두 번째는 금요일에 미리 스킬을 설치해 써 보신 선생님이 겪으신 시행착오에 관한 질문이었다. 혼자 해 볼 때는 업무포털에서 내 문서함을 찾는 것까지는 잘되는데 K-에듀파인 기안창만 열리면 에이전트가 창을 찾지 못해 막혔다가, 스킬을 설치해 돌리니 기안창까지 바로 이어졌다며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 궁금해하셨다. K-에듀파인 기안창은 일반 웹페이지와 다른 웹스퀘어(WebSquare) 기반의 별도 프레임 구조로 열리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사전 지식 없이 접근하면 포커스를 놓치고 길을 잃기 쉽다. 내가 먼저 수없이 부딪히고 실패하면서 어디서 엔터를 치고 어떤 순서로 창을 잡아야 하는지 찾아낸 우회 경로를 스킬 문서에 그대로 적어 두었기 때문에, 스킬을 읽은 에이전트는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기안창을 바로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이다.


4. 실습 2: 나이스 조퇴 신청과 외부 연수장의 EVPN 환경 대처

두 번째 실습으로는 방금 설치한 스킬을 활용해 실제 나이스 복무 신청을 진행해 보았다. 전역에 설치된 스킬은 어느 폴더에서든 에이전트가 인식하므로 작업 폴더를 바꾸지 않고 바로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나이스에 들어가서 이번 주 금요일 3시 반에 조퇴 복무를 올려 보자. EVPN을 먼저 접속해서 처리해 줘. 필요한 경우 내가 개입할게.

이날 실습에서는 근무 학교가 아닌 외부 연수장에서 원격업무지원서비스(EVPN)를 거쳐 접속해야 했기 때문에, 집이나 외부에서 작업할 때 흔히 겪게 되는 여러 시행착오를 현장에서 그대로 마주하고 해결해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짚고 넘어간 시행착오는 로그인할 브라우저 창을 에이전트와 따로 여는 실수다. 에이전트의 토큰을 아끼거나 평소 습관대로 사용자가 바탕화면에서 별도로 크롬 창을 열어 EVPN과 나이스에 로그인해 두면, 정작 에이전트는 그 브라우저 창을 인식하거나 제어하지 못한다. 반드시 코덱스나 클로드가 브라우저 자동화 도구인 플레이라이트(Playwright)나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직접 띄운 브라우저 창 안에서 인증서 비밀번호와 EVPN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어야 다음 화면부터 에이전트가 제어권을 이어받아 움직일 수 있다.

두 번째 시행착오는 울산교육청 EVPN(evpn.use.go.kr) 보안 프로그램과 연수장 무선 네트워크가 맞물리며 발생한 접속 장애였다. 에이전트가 울산 EVPN 주소를 바로 찾지 못할 때는 "울산교육청 EVPN(evpn.use.go.kr)에 접속해 줘"라고 주소를 직접 알려 주어 진입했는데, 노트북에 보안 모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진행률이 86퍼센트에서 멈추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EVPN 로그인이 완료되는 순간 보안 정책에 따라 외부 네트워크 포트가 차단되면서,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 응답을 멈추고 코덱스가 'Waiting for network' 상태로 길게 멈추어 버리기도 했다.

이처럼 화면이 중간에 멈추거나 막혔는데 스크린 리더 음성만으로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 쓸 수 있는 실전 대처법도 함께 안내해 드렸다. 화면에 어떤 경고창이나 보안 안내가 떠 있는지 알기 어려울 때는 Alt+PrintScreen 키(F12 오른쪽 옆의 프린트스크린 키)를 눌러 현재 창을 캡처한 뒤, 코덱스 프롬프트 입력창에 Ctrl+V로 바로 붙여넣고 "지금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줘"라고 물으면 된다. 그러면 에이전트가 캡처된 화면 이미지를 읽고 멈춘 원인과 다음 조치를 정확히 짚어 준다.

와이파이 연결을 정비하고 EVPN 로그인을 마친 한 선생님의 노트북에서는 나이스 복무 신청 자동 조작이 끝까지 이어졌다. EVPN 보안 환경 때문에 에이전트가 새로 열린 나이스 창을 자동으로 잡지 못할 때는, 사용자가 나이스 화면까지만 열어 준 뒤 "나이스 화면 열렸어, 이제 조퇴 신청해 줘"라고 다시 지시해 제어권을 넘겨주었다. 그러자 에이전트가 곧바로 개인근무상황관리 메뉴를 찾아 들어가 신청부터 조퇴 시각까지 차례대로 채워 넣었다.

일부 입력칸을 채운 후 에이전트가 스스로 멈춰 서며 안전 경계를 보여 주었다. 에이전트가 "사유를 입력하지 않으셨는데 사유를 무엇으로 입력할까요?"라고 물으며 상신 직전에 대기 상태로 들어간 것이다. school-work-automation 스킬 안에는 비밀번호 입력과 최종 승인요청·상신 같은 확정 조작은 절대 에이전트가 임의로 누르지 않고 반드시 사용자에게 확인을 받도록 인간 개입(Human-in-the-Loop) 안전 경계가 설계되어 있어 안심하고 실습할 수 있었다.

한편 한 번 실행된 EVPN 보안 프로그램은 외부 AI 에이전트의 통신을 계속 차단하거나 노트북 속도를 현저히 떨어뜨렸다. 다음 실습을 진행하려면 노트북을 재부팅하고 VPN 자동 실행을 종료해야 할 정도였다. 이날 외부 연수장에서 겪은 일련의 시행착오를 통해, 집에서 EVPN으로 접속할 때 생기는 제약을 확인하는 동시에 실제 나이스·K-에듀파인·쿨메신저 자동화는 EVPN을 거치지 않는 학교 교무실의 본인 업무용 컴퓨터에서 실행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5. 실습 3: 시각장애인용 스킬 번들 설치와 프로젝트 지침(AGENTS.md) 설계

세 번째 실습으로는 시각장애인용 오픈소스 스킬 번들인 skills-for-the-blind를 설치하고 실제 한글 문서를 다루는 환경을 살펴보았다. 코덱스에서 Ctrl+N(또는 Ctrl+Shift+O)으로 새 채팅을 열고, Ctrl+O를 눌러 각자 컴퓨터에서 한글(.hwp, .hwpx) 문서가 들어 있는 실제 업무 폴더를 작업 위치로 지정한 뒤 다음과 같이 입력했다.

깃허브에서 engccer의 skills-for-the-blind 스킬을 설치해 줘.

이 번들에 포함된 다섯 가지 스킬 가운데 현장에서 가장 관심이 모인 것은 한글 문서 처리 스킬인 hwpx-automation이었다. 한 선생님이 기존에 공개된 한글 MCP(Model Context Protocol) 도구를 쓰고 있는데 이 스킬은 어떤 차이가 있고 내부적으로 어떤 도구를 쓰는지 질문하셨다. 내가 초기에 공개된 한글 MCP 도구를 써 보았을 때는 복잡한 표가 들어간 공문에서 표 구조가 일그러지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또한 스킬에는 지침 문서 한 장으로 끝나는 가벼운 스킬이 있는가 하면, 여러 스크립트와 외부 실행 도구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두꺼운 스킬도 있는데 hwpx-automation은 후자에 해당한다.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도구를 설치해 달라고 지시하면 rhwp, 윈도우 COM 자동화를 위한 pywin32, 직접 제작한 hwpx-to-md CLI 같은 도구들을 로컬에 알아서 준비한다. 그 위에서 한글 문서 파싱(마크다운 변환)부터 양식 채우기, 새 문서 생성, 동의서·계약서 서명란에 자필 서명 이미지 삽입, 최종 결과물 검증까지 한글 문서 작업을 일괄 처리하며 별도의 유료 API 키도 필요하지 않다.

이어서 스킬 못지않게 중요한 폴더 중심 작업과 프로젝트 지침 문서(AGENTS.md / CLAUDE.md) 설계 원리를 설명해 드렸다. AI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는 일은 결국 내 컴퓨터의 폴더와 파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습관과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수업 폴더 아래에 학년별 폴더를 두고, 그 아래에 1. ~, 2. ~, 3. ~처럼 번호순으로 단원과 활동을 정리해 둔다. 행정 업무 폴더도 마찬가지로 번호순으로 가지런히 정리한다.

그렇게 정리된 수업 폴더나 업무 폴더에서 코덱스를 실행한 뒤, 맨 처음 한 번만 다음과 같이 지시해 폴더 전용 안내 문서를 만든다.

이 폴더에 있는 내용을 확인해서 AGENTS.md 파일을 만들어 줘.

그러면 에이전트가 폴더 구조와 하위 파일들을 훑어본 뒤 그 폴더의 상세 안내서인 AGENTS.md(클로드에서는 CLAUDE.md) 파일을 생성해 준다. 사용자는 앞서 SKILL.md를 열어 보았듯 메모장으로 그 파일을 열어 에이전트가 폴더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한 번만 확인해 두면 된다.

이 안내 문서를 한 번 만들어 두면 이후 같은 폴더에서 작업할 때 매번 배경을 길게 설명하는 수고가 사라진다. 그 폴더에서 코덱스를 실행할 때마다 에이전트가 대화 시작 전에 AGENTS.md를 자동으로 먼저 읽고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음부터는 "이 폴더는 무슨 업무 폴더이고 어떤 규칙으로 문서를 만드는데..."라고 일일이 적을 필요 없이, "6번 폴더 들어가서 이번 달 자료 만들어 줘"처럼 짧게만 지시해도 에이전트가 전체 파일 구조와 작성 규칙을 이미 파악한 상태에서 일관되게 일을 처리한다.

결국 로컬 에이전트를 잘 쓰는 핵심은 프롬프트를 그때그때 길게 적는 데보다 에이전트가 읽을 컨텍스트(맥락 환경)를 미리 갖춰 두는 데 있다. 반복 절차를 담은 스킬(SKILL.md)과 폴더별 맥락을 담은 프로젝트 지침 문서(AGENTS.md) 두 가지를 잘 설계해 두면 프롬프트는 점점 짧아지고 토큰 소모도 크게 줄어든다.

끝으로 로컬 에이전트를 처음 쓸 때 흔히 겪는 조급함에 대해서도 한 가지 당부를 덧붙였다. 로컬 에이전트는 일반 챗봇처럼 질문하자마자 1~2초 만에 답을 내놓지 않고, 실행 환경과 브라우저, 로컬 파일을 하나씩 대조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작업 하나에 2~3분, 길게는 5분 이상 작업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네트워크가 끊긴 경우가 아니라면 반응이 느리다고 성급하게 취소하지 말고, 작업을 시켜 놓은 채 수업을 다녀오거나 다른 용무를 보고 오는 리듬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다.


참가자 Q&A

실습 중간중간 에이전트가 작업을 수행하는 대기 시간과 마무리 시간에 오간 질문과 답변을 간추려 정리한다.

  • Q. 학교 업무 자동화를 제대로 쓰려면 월 100달러짜리 클로드 맥스(Max) 요금제를 써야 할까요? 월 20달러 프로(Pro)나 챗GPT 플러스 요금제로는 한도가 부족하지 않은지 궁금해요.
    • A. 대규모 앱을 개발할 게 아니라면 월 20달러 요금제로도 충분합니다. 학교 행정 업무나 공문 작성, 수업용 간단한 웹앱 제작, 오늘 실습한 스킬 실행 정도는 모두 소화할 수 있어요. 저도 학교 업무용 노트북에는 월 20달러 계정만 로그인해 두고 쓰는데, 가장 성능이 높은 오퍼스(Opus) 모델로 수업과 업무 시간 내내 돌려 보아도 5시간 한도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 Q. 수업용 게임을 만들려고 코덱스에서 플랜(Plan) 모드로 계획서를 세우고 실행했더니, 금방 5시간 한도가 다 소진되던데 왜 그럴까요?
    • A. 게임 안에 이미지나 애니메이션 생성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에이전트 구독 환경 안에서 이미지를 직접 생성하면 구독 토큰이 빠르게 깎이거든요. 코딩은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이미지·음성·영상 생성은 구글 제미나이 API 키를 따로 발급받아 연결해 쓰시길 권해요. API로 이미지를 백 장 만들어도 몇백 원 수준이라 부담이 없고, 에이전트 구독 한도도 전혀 쓰지 않습니다.
  • Q. 매일 아침 업무 브리핑을 받으려고 챗GPT에 예약 작업을 걸어 두었는데, 하나밖에 등록이 안 되더라고요. 여러 작업을 예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A. 앱 안의 예약 기능 대신 윈도우 자체의 '작업 스케줄러'에 로컬 스크립트를 등록해 두면 개수 제한 없이 돌릴 수 있어요. 별도 유료 API 키 없이도 내가 가진 코덱스나 클로드 구독 계정을 호출하도록 스크립트를 짜 두면 구독 범위 안에서 그대로 작동합니다. 저도 이 방식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학교 컴퓨터가 교직원 알림장을 확인해 날짜별 파일로 자동 저장하도록 해 두고 있어요.
  • Q. 회의 녹음을 텍스트로 바꾸는 전사(STT) 작업을 자주 하는데요. 일레븐랩스(ElevenLabs)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제미나이는 가끔 정확도가 아쉬운데, 추천할 만한 도구가 있을까요?
    • A. 전사 전용 API로는 딥그램(Deepgram)을 가장 추천합니다. 정확도도 일레븐랩스에 버금갈 만큼 높은데, 무료 가입만 해도 180시간 분량의 크레딧을 줘서 개인 업무용으로는 꽤 오래 무료로 쓸 수 있거든요.
    • 다만 전사 도구를 MCP(Model Context Protocol) 형태로 상시 연결해 두는 건 피하시는 게 좋아요. 가끔 쓰는 도구를 MCP로 걸어 두면 에이전트를 켤 때마다 기본으로 로드되어 토큰을 계속 차지합니다. 대신 오늘 설치한 skills-for-the-blind 안의 speech-toolkit 스킬처럼 필요할 때만 호출되는 스킬 형태로 쓰시길 권합니다.
  • Q. 와이파이가 잠깐 끊긴 상태에서 챗GPT 데스크톱 앱을 켰더니 메뉴가 전부 영어로 바뀌었어요. 어떻게 다시 한국어로 되돌리나요?
    • A. 인터넷이 안 된 상태에서 앱이 먼저 켜지면 언어 설정이 기본 영문으로 풀리곤 합니다. 이때 Alt+F4를 누르면 창만 닫히고 앱은 백그라운드에 그대로 살아 있어서 다시 켜도 영어로 나와요. 와이파이 연결을 확인한 뒤 Ctrl+Q를 눌러 앱을 완전히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하시면 한국어 화면으로 돌아옵니다. (참가자 선생님이 주신 팁)

마치며

연수를 마무리할 무렵, 참석하신 선생님들과 장학사님이 실습 소감을 나누어 주셨다.

한 선생님은 강사가 앞에서 말로만 설명하는 연수보다 내 컴퓨터에서 직접 부딪쳐 보는 실습형 연수가 훨씬 좋다고 하셨다. 혼자 집에서 해 보려고 하면 곳곳에 지뢰가 숨어 있어 막혔을 텐데, 현장에서 하나라도 직접 뚫어 보고 가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또 다른 선생님은 연수 주제를 처음 보았을 때와 직접 해 본 뒤의 인상이 달랐다는 점을 짚어 주셨다.

"겉으로 드러나는 제목만 보면 스크린 리더를 아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어려운 기술처럼 보여서 신청을 망설였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막상 속을 파 보니까 이건 스크린 리더 숙련도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거네요. 솔직히 나이스 복무를 자동으로 채워 주고, 접근성이 나빠서 매번 애먹는 교데통 서류를 대신 제출해 준다는데 얼마나 좋아요. 못 오신 선생님들도 이걸 직접 봤으면 다들 '우와' 하셨을 겁니다."

시각장애 교원에게 행정 시스템의 복잡한 화면 구조와 낮은 접근성은 매일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벽이다. 누군가 먼저 부딪히며 찾아낸 우회로를 스킬(SKILL.md)이라는 텍스트 문서로 정리해 나누면, 동료 교사들은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자연어 지시 한 줄로 그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 이날 함께 설치한 스킬들과 탐색기 즐겨찾기, 그리고 폴더 안의 마크다운 지침 문서들이 선생님들의 학교 업무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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